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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유로존 이탈하나] 그렉시트 예상 시나리오는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5 14:28

수정 2012.05.15 14:28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그렉시트)는 어떻게 전개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소개했다.

그리스가 유로를 탈퇴하려면 먼저 유로존 회원국들과 그리스가 탈퇴 날짜를 잡아야 한다.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은행들이 더 이상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고, 그리스에 신규 유로가 공급되자 않아 자체 결제수단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탈퇴 날짜가 정해지면 이날을 기준으로 그리스의 공공임금, 계약, 연금 등은 그리스 고유 통화인 새 드라크마로 지급돼야 한다. 또 은행 예금 역시 드라크마로 태환된다.

그리스 당국은 국내 통화가치 변경과 관련해 '1유로=1드라크마'와 같은 방식으로 초기 드라크마 가치를 결정하겠지만 시장에서 결국 환율이 정해지게 되고, 급격한 평가절하가 뒤따를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드라크마 통화가치는 국제 시장에서 그리스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수준까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유로를 탈퇴해 드라크마를 도입하면 혼란 속에 은행 인출사태(뱅크런)와 급격한 자본이탈이 뒤따르게 된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의 경우 외환위기로 페그제를 포기하면서 통화가치가 60~70% 폭락했는데 그리스도 이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채무도 조정이 필요해진다.

국내 채무는 새 드라크마로 갈아타면 되지만 그리스 정부가 국채보유자들과 공공 채권단에 진 빚, 그리스 은행권이 ECB에 갚아야 할 빚은 국제법에 따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스 기업들은 그렉시트로 유로 공급이 중단되면서 상당수가 도산할 전망이다.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지고, 채무상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향후 전개가 복잡해지는 것은 은행이다.

현재 그리스 은행들은 사실상 채무상환 능력이 없는 상태로 ECB의 자금 수혈과 보증으로 버티면서 정상화를 위한 재자본화 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재자본화를 마무리 짓기 전에 그리시트가 닥치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며, ECB는 ECB대로 최대 1600억유로(약 237조원)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채권을 떠안게 된다.

또 그렉시트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를 옥죌 수 있다.
싱크탱크 브뤼겔의 군트람 볼프는 그리스가 유로를 탈퇴하면 시장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라는 2개 취약국가에 주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해 위기가 전염될 것으로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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